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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오리지날 시리즈 <성난 사람들>

     

     

    지난 1월 15일 미국 LA에서 열린 2024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성난 사람들, BEEF>는 최고 작품상을 비롯하여, 감독상, 작가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캐스팅상, 의상상, 편집상까지 받으며 8관왕 그야말로 시상식을 휩쓸어 버렸습니다. 원제목인 영어 단어 Beef는 누구나 아는 소고기라는 뜻 이 외에 불화, 갈등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어 제목 <성난 사람들>은 강렬한 포스터이미지와 함께 더 직관적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입니다. 이야기의 시작인 두 주인공의 만남과 1화 엔딩곡으로 예상해 보는 결론 그리고 한국인의 시선을 통해 성난 사람들을 리뷰해 보려고 합니다.

     

     

    1. 성난 사람들, BEEF 이야기의 시작, 두 주인공의 만남

    우리 모두 일이 안풀리는 날들이 있습니다. 어떤 날은 "나는 꼭 뭐가 있어, 뭘 해도 난 안돼"라는 생각에 사로 잡혀서 별 것도 아닌 일에 화가 나서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이는 경험을 합니다. 대니와 에이미가 만나는 그날 두 주인공도 그랬습니다. 마트 주차장에서 충돌을 가까스로 면한 그들은 평상시 마음속에 쌓아두었던 작은 화들을 그 순간 폭발시켜 버립니다. 분노의 추격 질주로 시작하는 그들의 복수전은 점점 살벌해지고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실제로 난폭운전 사건은 감독이 직접 겪은 사건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대니와 에이미의 복수극은 살벌하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 평상시 억누르고 살아가는 그 감정들이 깔려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난폭함과 화가 그저 폭력적으로 비치지 않고 사람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2. 엔딩곡으로 예상해 보는 결말

    최근 드라마 에피소드를 크레디트가 다 올라갈 때까지 본 적이 있나요? 많은 영화나 드라마를 OTT로 보는 요즘은 엔딩 음악이 나오는 즉시 자동으로 다음 편 보기로 넘어가는 것에 너무 익숙합니다. 그런데 <성난 사람들> 1화는 엔딩 곡 후바스 탱크(HOOBASTANK)의 "THE REASON"이 이 깔리고 1화 내도록 화가 잔뜩 나있던 대니의 표정이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바뀌는 장면은 전율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 곡의 가사를 보면 분명 엔딩으로 이 음악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I'm not a perfect person, 난 완벽한 사람이 아니야

    There's many things I wish I did'nt do, 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 너무 많거든

    But I countinue learning, 하지만 난 계속 배우고 있어

    I never meant to do those things to you, 너에게 그런 짓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And so I have to say before I go, 가기 전에 이 말은 꼭 할게

    That I just want you to know. 네가 알아줬으면 좋겠어

    I've found a reason for me, 이유를 알아냈어

    To change who I used to be, 예전의 내 모습을 바꿔야 하는

    A reason to start over new, 새롭게 시작해야 할 이유,

    and the reason is you. 그 이유가 바로 너야.

     

    뭐만 하려고 하면 꼭 나를 방해하는 뭐가 있더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나만 삐뚤어져 있는 것 같은 느낌, 누구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을 것 같은 그 감정이 사실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라고 느끼면 우리는 위안을 받습니다. 화가 잔뜩 나 있던 이 두 주인공들도 끝내는 서로 닮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시리즈의 결말은 이미 1화 엔딩곡에 다 나와 있는 듯합니다. 대니와 에이미와 비슷한 세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성난 사람들>에 수록된 엔딩 음악으로도 비슷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한국인의 시선으로 보다

    <성난 사람들>은 한국계 이정진 감독과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이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한국의 문화적 요소들과 강렬한 이야기 전개는 한국 관객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객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시리즈 곳곳에서 설렁탕과 깍두기 같은 한국 문화와 한국말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족의 유대와 효를 중요시 여기는 주인공 대니가 가진 한국의 전통적 가치는 다른 등장인물이 표현하는 젊은 세대의 욕망과 충돌을 보여주며 가족 및 사회 역학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인 에이미를 통해 비즈니스 세계에서 보여지는 진화하는 여성의 역할과 사회적 기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에이미는 한국계는 아니지만 같은 아시아계 여성들이 겪는 고초는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그들이 현대 사회에서의 마주하는 어려움들 속에서 힘들어하는 현실은 비단 아시아나 한국인의 시선으로만 보이는 것들이 아닙니다. 그것은 현재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경험일 것이며 이것이 이 작품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게 만드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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