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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들 중에서 보석같이 숨겨진 작품들이 있는데 샬롯 리건의 영화 스크래퍼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 작품은 39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영화 스크래퍼가 심사위원대상을 받았습니다. 이 글에서 이 영화의 줄거리와 파스텔 색상이 주는 영상미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1. 영화 스크래퍼의 줄거리
영화 스크래퍼는 아이를 키우려면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속담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말에 반박하며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는 12살 조지가 있습니다. 조지는 엄마가 돌아가시고 혼자 살아가고 있습니다. 위탁 보호소에 가지 않기 위해 학교와 사회 복지 기관에 삼촌과 살고 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삼촌의 역할은 편의점 점원에게 음성 녹음을 부탁하고 그 음성을 사회 복지사와의 통화에 이용하게 됩니다. 조지는 가장 친한 친구 알리와 훔친 자전거를 팔아서 용돈을 법니다. 그녀는 사진을 보며 엄마가 남겨놓은 상태 그대로 집을 정리하고 슬플 때면 골목길 한 구석에서 엄마의 동영상을 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처음 보는 사람이 아빠라고 나타납니다. 그 둘은 억지로 함께 살게 되지만 조지는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습니다. 혼자서 그럭저럭 잘 해 나가는 것 같지만 이 어린 소녀는 아직 누군가가 필요로 합니다. 밥을 먹다가 이가 빠진 조지에게 아빠는 이빨요정이 되어 주려고 하지만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고 말하는 아이가 안쓰럽습니다. 불편했던 이들의 동거는 점차 어른 같은 아이를 아이답게 만들어주고 아이 같았던 어른을 비로소 진짜 어른이 되게 해 줍니다. 서툴지만 점점 마음을 열며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2. 39회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
영화 스크래퍼는 39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월드시네마 드라마틱 부문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습니다.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현대사회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이슈나 인간의 감정과 관계의 복잡함을 탐구하는 것입니다. 이 작품의 감독 샬롯 리건은 도시 생활에서 소외받고 있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로 현대사회의 문제를 제기합니다. 어른들은 혼자 살아가는 아이의 거짓말만 믿고선 자세히 아이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는 모습들을 통해 사회 복지의 허술함을 꼬집습니다. 그리고 엄마의 죽음으로 주인공 조지가 가지는 감정의 혼란과 삶의 어려움을 아이의 시선으로 보여줍니다. 다소 어두운 주제를 진지하지만 특유의 유머로 지루하지 않게 영화를 이끌어가는 샬롯 리건 감독의 실험적인 스토리텔링 또한 선댄스가 이 영화를 주목한 이유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독특한 색상과 힙합 음악 역시 선댄스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에 관한 진정성 있는 목소리를 내는 이 영화는 독립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생각을 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3. 다채로운 파스텔 색감의 영상미
이 영화를 보면서 진지한 주제를 재치있게 풀어내는 스토리텔링도 놀라웠지만 독특한 영상미가 참 인상 깊었습니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인 샬롯 리건 감독과 촬영감독은 시각적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 줍니다. 모든 프레임이 아날로그 느낌의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다양한 색채들 속에서 하늘색 노란색이 반복이 되는 것도 관심을 끌었습니다. 완벽하게 활용된 색채들은 캐릭터들의 감정을 전달하고 감독의 스토리텔링을 강화해 줍니다. 전체적으로 톤다운된 색상은 무언가 불안한 느낌을 주며 도시가 주는 황량함을 표현하는 듯합니다. 조지가 등장할 때 자주 나타나는 하늘색은 그녀가 추구하는 희망 자유를 상징합니다. 하지만 밝지 않은 톤의 색감은 조지의 우울하고 내성적인 마음과 직면한 침울한 현실을 반영합니다. 또 다른 색상 노란색은 따뜻하고 낙관적인 무드를 상징합니다. 조지와 아빠 그리고 친구 알리와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친밀함을 의미하며 사람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경험들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색으로 해석됩니다. 샬롯 리건 감독은 영화의 주제와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 색의 상징성을 활용합니다. 색채의 다운된 톤 암울한 느낌을 주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색상 자체는 다채로운 파스텔컬러입니다. 이 것은 주인공들 앞에 펼쳐진 미래가 그들이 함께 살아가는 집의 색상처럼 알록달록 밝고 아름다울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